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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리의 3덕(三德)과 한국인 [허준혁한방] 


세계에서 미나리를 가장 즐겨 먹는 민족이 바로 한국인이다. 미나리가 자라는 곳을 미나리꽝 또는 미나리깡, 미나리강이라 부르는데 구덩이를 뜻하는 말 '광'에서 유래된 것으로 '미나리꽝'이 표준어다.


미나리꽝은 똥물강이라하여 더러운 걸로 알았지만 미나리는 3덕(三德)이 있는 채소로 예찬되어왔다.


(1) 때묻지 않고 파랗게 자라나는 심지 (2)음지의 악조건을 이겨내는 생명력 (3)가뭄에도 푸름을 잃지 않는 강인함... 


1980년대 '아메리칸드림'을 꿈꾸며 미국 남부 아칸소 시골로 이주한 한인 가족의 정착를 그린 영화 <미나리>가 화제다. 주인공 순자가 가방 가득 고춧가루, 멸치, 한약 그리고 미나리 씨를 담고 미국에 도착한다. 


이역만리에서 새로 시작할 수 있다는 희망으로 미나리처럼 하루하루 뿌리 내리며 살아가는 가족의 특별한 여정... 고된 노동에 시달리면서도 자금을 모아 독립운동을 후원했고,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건너간 수많은 '순자네' 가족들은 지금도 조국을 잊지않고 진행형이다. 


갈수록 각박해지고 혼탁해져가는 요즘... 물이 아무리 더러워도 삼투압을 이용해 맑고 깨끗한 것만 섭취하며 때묻지않고 파랗게 자라나는 강인한 미나리에게서 또다른 것을 배워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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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1-03-03 14: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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