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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조리와 복주머니 [허준혁한방]


예전에는 섣달그믐 자정이 되면 복조리장수가 골목을 돌면서 복조리 사라고 외치곤 했죠. 복조리장수가 오면 식구 수대로 구입해 방 귀퉁이나 부엌에 매달아 두었죠.


예쁜 색실을 매어 모양을 내기도 하며 돈이나 엿, 성냥 등을 넣어 새해의 재복과 행운을 기원했습니다. 복주머니도 복을 담는다는 의미로 많이 사용되었구요.


아이들은 복조리를 이웃집 마당에 던져두고 세배 겸 조리 값을 받으러 다니기도 했습니다. 싫은소리를 듣거나 복조리값을 깍는다든지 되돌려받는 경우가 거의 없었습니다. 복을 깍고 복을 차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에게는 용돈을 벌 수 있는 좋은 기회였죠.


복조리에는 쌀을 이는 도구인 조리가 쌀을 일듯, 복을 일어주고 재앙을 걸러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져 있었습니다. 또 조리의 무수한 눈이 나쁜 기운을 감시하고 돌을 골라 치아를 보호한다는 의미도 있구요.


쌀에서 돌을 골라내야할 경우가 거의 없어지자 조리자체가 점차 사라지면서 복조리 풍습도 자취를 감추는 추세입니다.


그렇지만 그 아련한 추억은 가슴속에 소중히 남아있습니다. 복을 일구고 재앙을 걸러주는 행운의 복조리... 비록 해외에 계시지만 소중한 우리님 안방입구에 마음으로나마 곱게 달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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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2-01-31 13:3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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