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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얼굴' 광화문과 유네스코 등재 훈민정음해례본 [허준혁 한방]
  • 편집국
  • 등록 2024-11-23 11:31:09
  • 수정 2024-11-23 12:3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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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얼굴' 광화문과 유네스코 등재 훈민정음해례본 [허준혁 한방]



세종 8년에 이름 지어진 광화문


광화문은 1395년(태조 4년) 경복궁의 정문으로 만들어졌다. 광화문이라는 이름은 세종 8년 (1425년)에 처음 지어졌다. 창덕궁을 사용하던 태종이 세상을 뜨자 세종은 경복궁으로 정궁을 옮겼다. 이때 여러 문의 이름을 집현전 학사들이 지어 올렸는데 광화문도 이때 지어진 것이다.


경복궁은 1592년 임진왜란으로 소실되었다. 광화문의 원형은 이때 없어졌다. 이후 273년 동안 폐허로 있다가 1865년부터 1872년까지 흥선대원군의 중건으로 복원되었다. 이때 공사책임자였던 훈련대장 임태영이라는 사람이 한자로 광화문 현판을 썼다. 이때 현판은 원형도 아니지만 그나마 한국전쟁 때 다시 없어졌다.


그 뒤로도 경복궁은 철근 콘크리트 재건과 목조복원 등을 거쳐 오늘에 이르렀다. 그 과정에서 광화문 현판은 석 달만에 균열이 발생하는 부실제작과 고증오류의 혼선을 거듭함으로써 국가유산청 (옛 문화재청)은 '문화재복원 사상 최악'이라는 역사적 오명을 감수해야 했다. '원형복원의 탈을 쓴 가짜 복원'을 되풀이해 왔던 것이다.


유네스코 등재 훈민정음해례본


1997년 10월, 훈민정음해례본은 유네스코에 세계기록유산으로 등록되었다. 훈민정음해례본이 인류 문화유산으로서의 위대한 가치를 지니고 있음을 인정한 것이다.


훈민정음해례본의 가치는 이루 열거할 수없을 정도로 위대하다. 문자의 창제 목적과 원리, 만든 이와 만든 날과 반포 날을 밝힌 인류 역사상 유일무이한 기록물이다. 훈민정음은 국제표기문자로서의 역할이 가능한 과학성과 독창성으로 세계언어-문자 전문가들의 찬탄을 받고 있다. 여기에 '어리석은 사람도 일주일, 똑똑한 사람은 반나절이면 깨칠 수' 있는' 배우기 '쉬움'까지 더해 한글과 한국어의 세계화에 크나큰 기여를 해오고 있다.


우리는 한글을 바탕으로 전 세계 최저의 문맹률을 기록할 정도로 국민들의 지적 수준을 높여올 수 있었다. 이는 다시 경제 발전과 민주화, 정보통신의 강국으로 이어졌다. 오늘날 세계를 휩쓰는 K-컬처에 결정적인 뿌리가 되고 있다.


대한민국의 얼굴, 광화문


경복궁과 광화문 광장은 특히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다. 이렇게 수많은 사람들이 대부분 뜻도 모르는 '門化光'이라는 한자 현판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제나라로 가서 자랑한다.


광화문은 대한민국의 얼굴로, 우리 문화를 세계만방에 알릴 수 있는 중요한 곳이다. 한자냐 한글이냐의 문제가 아니다. 원형복원이냐 아니냐의 문제도 아니다. 가짜 현판이라도 한자가 원형복원이라는 구태의연하고 시대착오적인 발상이 개탄스러울 뿐이다.


경복궁은 훈민정음이 태어난 곳이며, 광화문이란 이름은 세종 때 지어진 것이다. 광화문 광장은 성군 세종대왕과 성웅 이순신 장군의 동상이 있는 곳이며, 민주화의 성지이자 세계인이 찾는 명소로 '대한민국의 얼굴'이다


천주교 탄압과 '경신박해' 임태영


태조 이성계나 고종황제, 흥선대원군의 친필 등 역사적 가치를 지닌 현판이라면 원형복원이 백번 옳다. 그러나 임태영이라는 사람의 글씨복원이 광화문 광장에 내걸어야만 할 정도의 역사적 의미와 가치가 있느냐에 대해서는 심각하게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임태영은 우리나라 역사상 최대 규모의 천주교 탄압 사건인 '병인박해'에 앞선 '경신박해'를 철종 때 좌변포도대장으로 주도해 사임까지 했던 사람이다. 그의 아버지 임성고가 '기해박해', '병오박해' 때 포도대장으로 있었던 개인적 사감에 의한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으로, 천주교 박해사에 이름을 남기고 있음은 분명하다.


훈민정음이냐 임태영의 글씨냐


지난 2020년 광화문 한글현판과 관련한 조사 결과, 응답자의 40.6%가 '한국을 대표하는 곳이니 한글 현판이 좋다'라고 답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원형 복원 차원에서 한자 현판이 좋다'는 응답은 29.7%, '한글 현판과 한자 현판을 앞뒤로 다는 게 좋다'는 응답은 20.2%였다.


광화문 한글현판 글씨체와 관련해서는 개인적으로는 창제당시의 서체이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훈민정음 해례본이 가장 타당하다고 생각하지만, 국민공청회 등을 거쳐 공론을 모아야할 것이다


대한민국의 얼굴에 유네스코에 등재된 '국가유산' 훈민정음해례본이 합당하냐 임태영이라는 사람의 글씨가 합당하냐를 따진다면 답은 쉽게 나온다.


문제도 간단하다.

"바보야! 대한민국의 얼굴에 무엇이 맞냐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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