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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의 리더십 : 인간(human)과 겸손 (humility)의 어원은 흙(humus) [허준혁한방]
  • 기사등록 2024-01-08 10:38:18

흙의 리더십 : 인간(human)과 겸손

(humility)의 어원은 흙(humus) [허준혁한방]


맹사성의 '겸손 리더십'


황희 정승과 함께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재상이자 청백리의 상징으로 손꼽히는 맹사성이 19세에 장원급제하여 파주 군수로 부임하였다. 어느날 무명선사의 고승을 찾아가 어떻게 하면 고을을 잘 다스릴 수 있는지를 묻자 “나쁜 일 말고 착한 일만 하라”고 고승은 말했다.


맹사성이 허탈한 표정을 짓자 "어린아이도 알지만 실천으로 옮기는건 노인도 어렵다"'며 고승이 차를 따르는데 차가 넘쳐 방바닥을 적셨다. 이에 맹사성이 차가 넘친다고 하자 고승이 말했다. "찻잔이 넘쳐 방바닥을 적시는 것은 알면서 지식이 넘쳐 인격을 망치는 것은 어찌 모르십니까?” 부끄럽고 당황한 맹사성이 황급히 일어서려다 문틀에 부딪히자 고승은 다시 말했다. “고개를 숙이고 몸을 낮추면 부딪히는 법이 없지요”


고승으로부터 겸손의 의미를 깊이 깨달은 맹사성은 그이후 벼슬이 낮은 사람도 공복을 갖추고 대문 밖에 나가 맞아들이고, 돌아갈 때도 손님이 가신 뒤에 들어오기를 평생 실천하는 등 역사에 남는 청백리가 되었다


겸손과 인간의 어원은 흙


겸손(謙遜)은 겸손할 겸(謙)과 겸손할 손(遜)으로 이루어져있다. 겸손할 겸(謙)은 말씀 언(言)과 볏짐을 손에 쥐고 있는 형상으로 '아우르다'라는 뜻을 안고 있는 겸할 겸(兼)을 합친 글자이다. 여러 개를 가지고 있음에도 공손히 말하는 모습을 뜻한다. 손(遜)은 후손에게 모든 것을 물려주고 겸손하게 걷는 모양을 뜻한다.


영어 겸손(humility)의 어원은 흙을 뜻하는 라틴어 humus이다. 인간(human)의 어원도 같은 흙이다. 첫 인류인 아담(םדָאָ)도 흙을 의미하는 히브리어 아다마(המדא)에서 이름붙인 것이다.


어느 영원한 농부의 '흙의 리더십'


"흙은 절대 거짓말을 하지 않더라"

2001년 48세 되던 해 영어 한마디 제대로 못한 채 미국으로 건너간 뒤, 정확히 20년 뒤인 2021년 미주한인상공회의소 총연합회장이 된 '영원한 농부' 황병구 회장이 에서 들려준 잔잔하고 감동적인 큰울림이었다.


3살때 아버지를 여의고 홀어머니밑에서 자란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경제적 여건 등의 사정으로 중학교에 진학하지 못한 이들을 위한 고등공민학교 보수과를 다녔던게 정규교육의 전부였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을 만나면 모두가 스승이라는 생각으로 겸손하게 배우는 자세로 임했다고 한다.


지난해 해외 최초로 개최된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를 총괄하는 조직위원장으로서 역대급 성과를 거두며, 직접 재배-경영하는 호접란(서양란)이 활짝 꽃피우듯 성공적으로 치뤄냈다. 정직하고 사심없는 겸손함과 농부 특유의 끈질긴 성실함이 모두를 뿌리부터 하나되게한 '흙의 리더십'이 일궈낸 열매였다.


"세상이 아무리 바뀌더라도 내아들이 정직하게 땀흘린 대가만큼만 바라고 사는 사람으로 살아주었음 좋겠다. 그 일이 바로 아버지가 하는 농사를 네가 물려받는거다. 할래?"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렇게 아들도 아버지 황병구 회장과 함께, 흙과 함께 살아가기로 했다한다. 아름다운 대물림은 그렇게 아름답게 이어졌다.


'겸손한 자신감'


한 줌의 힘으로도 바스러지는 ‘연약함’이지만 모든 세상을 받치고 품고있는 '비교불가의 강인함'이 곧 흙이다. 겸손은 ‘흙’과 같은 태도를 말한다. 아무리 어렵더라도 이만함을 감사해하고 겸손해야한다. 사람은 흙에서 나와 한줌의 흙으로 돌아간다. 흙은 겸손함이니 흙과 같이 되려면 겸손해야한다. 사람이 사람답게 되려면 흙과 같아져야한다.


영어 성공(success)의 어원도 ‘흙을 뚫고 나온다’는 뜻의 라틴어 수케데레(succedere)에서 유래한다 . 씨앗이 흙을 뚫고 나오는 것이 성공이다.

흙은 나무의 뿌리를 보듬어안으며 열매와 잎을 맺도록 양분과 수분을 제공한다.


굳건한 흙에 뿌린 씨앗이 더 잘 자란다. 겸손은 사람을 성장시키는 가장 비옥한 토양이다. 정직한 흙에 겸손으로 뿌리내려 작은 싹을 튀워 활짝 핀 꽃과 큰 열매를 맺어야한다. 겸손과 자신감은 상반되는 것이 아니라 상호보완되는 궁극의 개념이다. '겸손한 자신감'은 아름다운 성취의 또다른 이름이다.


"겸손은 사람을 머물게 하고, 칭찬은 사람을 가깝게 하고, 넓음은 사람을 따르게 하고, 깊음은 사람을 감동케한다"

- 정약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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