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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시와 울 엄마, 추석과 감나무 [허준혁한방]
  • 편집국
  • 등록 2024-09-17 00:16:06
  • 수정 2024-09-17 00:2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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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시와 울 엄마, 추석과 감나무 [허준혁한방]


"생각이 난다/홍시가 열리면/울 엄마가/생각이 난다/(중략)/눈이 오면 눈 맞을 세라/비가 오면 비 젖을 세라/험한 세상 넘어질 세라/사랑 때문에 울먹일 세라/(후략)" - 홍시(울 엄마)/나훈아


남녀의 유골을 구별하는 방법 중 가장 기본적인 것은 뼈색깔이 짙으면 여성이라고 한다. 여성은 아기를 낳으면서 철분이 빠져나가 뼈색깔이 검기 때문이다.


추석 차례상에는 감이 있다. 열매를 맺지 않은 감나무는 나뭇가지 속에 검은 신이 없고 감이 열린 나무는 검은 신이 있다. 감을 기제사상 나 차례상에 놓는 것도 이러한 감의 속성이 자식을 낳고 키우는 부모와도 같기 때문이다.


감나무는 100년이 되면 1000개의 감이 달린다고 했다. 감나무를 자손의 번창을 기원하는 기자목(祈子木)으로 생각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감나무의 7 덕 5 절이 있다.

7 덕은 1. 긴 수명 2. 좋은 그늘 3. 새가 집을 짓지 않음 4. 꾀지 않는 벌레 5. 아름다운 단풍 6. 맛있는 열매 7. 글을 쓸 수 있는 잎...


5 절은 1. 잎이 넓어 글씨 공부를 할 수 있으니 문(文) 2. 목재가 단단해서 화살촉을 만드니 무(武) 3. 겉과 속이 한 결 같으니 충(忠) 4. 치아가 없는 노인도 즐겨 먹을 수 있으니 효(孝) 5. 서리를 이기고 오래도록 매달려 있으니 절(節)이 그것이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이 나는 것이 이치이지만 감은 그렇지 않다. 감의 씨앗을 심으면 감나무가 나지 않고 돌감나무라 불리는 고욤나무가 난다. 3~5년쯤 지났을 때 기존의 감나무를 잘라 고욤나무에 접을 붙여야 다음 해부터 감이 열린다.


생가지를 칼로 째서 접붙일 때처럼 아픔이 따라야 비로소 감나무가 된다. 사람도 태어났다고 해서 다 사람이 아니라 가르치고 배워야 사람이 된다.


식물이면서도 맹수의 제왕 호랑이가 가장 무서워하며, 마냥 떨어지기만을 기다리지 마라고 일깨워줬고, 수확하더라도 까치밥으로 몇 개는 남겨두는 정을 가르쳐주던 감...


올해를 끝으로 사실상 은퇴를 시사한 가황 나훈아 님이 홍시를 좋하하시던 어머니를 생각하며 만든 곡 '홍시(울 엄마)'가 더 애절하게 다가온다.


"그리워진다/홍시가 열리면/울 엄마가 그리워진다/눈에 넣어도/아프지도 않겠다던/울 엄마가 그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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