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혁한방] 대한민국 정의의 여신상
그리스신화에서는 정의의 여신을 디케(DIKE), 로마신화에서는 유스티치아(JUSTITIA)라고 한다. 그리스의 법(Dike)과 정의(Dikation), 로마의 법(Jus)과 정의(Justice)의 어원에서 비롯되었다.
서구에서는 법과 정의를 연관지어 왼손엔 저울을 오른손엔 칼을 들고 눈을 가린채 서있는 정의의 여신상을 곳곳에 세워두고 있다.
저울은 공정하고 공평한 법의 집행을 상징하며, 칼은 외압에도 굴하지않는 추상같은 법의 권위를 나타내는 것이며 눈가리개를 하거나 눈을 감고 있는 것은 선입견이나 편견에 흔들리지않고 주관성을 배제하겠다는 뜻이다.
우리나라의 법무부의 영문 이름 속엔 ‘법’이 없다. 대부분의 나라들이 그러하듯 'Ministry of Justice'라고 번역한다. 법이 곧 정의요, 정의가 곧 법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정의의 여신상은 편안히 앉아 칼대신 법전을 든 채 눈을 뜨고 있다. 눈치보려는 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떨칠 수가 없다. 저울도 한쪽은 돈이나 힘으로 누르고 있어 균형감을 믿을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국민들에게 법을 지켜라 요구만 할 게 아니라 눈부터 가리고, 저울을 바로 세울 일이며, 귀에 걸면 귀걸이식의 법조문만 찾을 것이 아니라 정의에 근거해 무뎌진 칼날을 갈고 닦을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