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키니와 비키니섬, 그리고 DMZ [허준혁한방]
1946년 7월 1일, 23개의 산호섬으로 이뤄진 태평양 마셜제도 비키니섬 환초에서 세계최초로 공객 핵실험이 진행되어 세상에 충격을 주었다.
그로부터 나흘후인 5일, ‘핵폭탄 실험’ 만큼 충격적인 수영복이 파리의 유서깊은 한 수영장(Piscine Molitor)에 등장했다.
인류가 옷을 입기 시작한 이래 여성의 배꼽을 태양아래 최초로 노출시킴은 물론, 팬티마저 앞뒤로 잘라 총 4조각의 천과 끈으로 이어진 ‘비키니(Bikini)’ 였다.
수영복을 선보인 파리의 패션디자이너 루이 레아르와 자크 앵은 핵폭탄급 충격을 줄 것이라 예견해 ‘비키니’라 이름붙였다.
1822년 프랑스 디에프 해수욕장이 처음 생겼을때 정장차림의 신사, 드레스를 입고 모자, 양산으로 몸을 가린 숙녀들이 해변을 거니는게 보통이었다.
영국신사들은 피아노 다리에 양말을 신겼을 정도의 당시 기준으로는 너무나 엄청난 파격이고, 모델들이 쇼를 거부하는 바람에 19세 누드댄서 미쉘린 베르나르디니(Micheline Bernardini)가 패션쇼에 서야했다.
무명 댄서 베르나르디니에게는 팬레터가 쇄도했고, “세상에서 가장 작은 수영복보다 더 작은 수영복”이란 광고를 내세웠던 레아르는 이후 “결혼 반지 사이로 통과하지 못하는 투피스 수영복은 진짜 비키니가 아니다”라는 말을 남겼다
후폭풍은 만만치 않았다. 인기폭발보다는 분노폭발을 불러왔다. ‘부도덕한 옷’이라고 로마 교황청은 노기어린 독설을 퍼부었고, 패션의 나라 이탈리아와 스페인에서조차도 착용을 금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듬해인 1947년 마릴린 먼로와 리타 헤이워드가 비키니를 입은 후 따라하는 여성들이 늘어났고, 1956년 프랑스 여배우 브리지트 바르도가 영화 <그리고 신은 여자를 창조했다>에서 비키니로 출연한 것을 계기로 세계적인 유행이 되었다.
1946년부터 58년까지 비키니섬에서 23차례를 포함, 마셜제도 소속 섬에서 총 67차레의 걸쳐 핵실험이 진행되었다.
이후에도 히로시마 원자폭탄의 1,000배 규모의 캐슬 브라보(Castie Bravo), 3,300배 규모의 차르 봄바(Tsar Bomba )핵실험 등 강대국들의 환경재앙을 넘어 인류멸망의 핵실험은 계속 되자 1996년 UN은 포괄적 핵실험금지조약(CTBT)을 제정했으나 북한은 서명하지않고 있다.
21세기의 유일한 핵실험국가가 북한이며, 북한과 마주하고 있는 곳이 한반도이다. 오늘 7월 5일은 세상에 처음 선보인 날... 세계최초의 공개 핵실험에서 수영복 비키니가 시작되었듯이 더이상 핵실험이 없는 21세기를 상징할 패션 DMZ가 한반도에서 나오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