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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왕 나신 날' 제정을 맞아 '생가복원', '한국어의 날'을 제안함 [허준혁한방]
  • 편집국
  • 등록 2024-10-01 18:3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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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왕 나신 날' 제정을 맞아 '생가복원', '한국어의 날'을 제안함 [허준혁한방]



내년부터 5월 15일 스승의 날에 ‘세종대왕 나신 날’이 새로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된다고 한다. 늦었지만 참으로 반가운 일이다. '충무공 이순신 탄신일'은 이미 지난 1967년 문교부령에 의해 ‘충무공 탄신기념일’로 제정됐고, 1973년 ‘충무공 탄신일’로 법정기념일에 포함됐다가 2013년 최종 명칭이 변경됐다.

행정안전부는 '세종대왕 나신 날' 등의 내용을 담은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 일부 개정령안’을 11월 4일까지 입법예고 한다고 밝혔다. 입법예고 기간에 의견이 있는 기관이나 단체는 국민참여입법센터 홈페이지 등을 통해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

왜 5월 15일 '스승의 날'을 '세종대왕 나신 날'로 정했을까? 스승의 날이 세종대왕의 탄신일을 기려 정한 날인 줄 모르는 분들이 의외로 많다. 한글을 만드신 세종대왕이야말로 겨레의 영원한 스승이시자, 모든 스승이 세종대왕처럼 존경받기를 바라는 취지였다.

세종실록에 따르면 세종은 "태조 6년(1397년) 음력 4월 10일(양력 5월 15일) 한양 ‘준수방 잠저’에서 태어났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따라서 내년 스승의 날은 세종대왕 나신 날 628돌이기도 하다.

전 세계 대부분의 나라들이 이집트 상형문자나 중국 갑골문자에서 유래된 문자를 쓰지만, 한글처럼 누가, 언제, 어떤 목적으로 창조했는지 정확히 아는 문자는 인류역사 이래 없다. 그만큼 위대한 세종대왕이시다. 우리가 한글이 없어 지금도 한자를 쓰고 있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세종대왕 나신 날' 제정에 즈음하여 반드시 짚을 것이 있다. 세종대왕의 생가복원이다. 서울시는 세종께서 한양 ‘준수방 잠저’에서 태어났다"는 세종실록 기록에 따라 1986년 경복궁역 2번 출구에서 통인시장으로 가는 대로변에 '세종대왕 나신 곳'이라는 표지석을 세웠다.

이후 2007년 종로구 통인동 137번지 일대 1500평 규모인 것으로 확인했고, 2011년 용역결과에서도 3곳을 세종대왕 생가터로 추정하며 생가복원 사업을 구체화했으나 최종결정지에 대한 고증과 예산 등을 이유로 아직까지 미루고 있다. '준수방 잠저'는 태종이 살고 세종· 문종·세조가 태어난 곳으로 4명의 임금을 배출한 역사적 장소이기도 하며, 세종께서 즉위 후에도 자주 찾던 '마음의 고향'같은 곳이기도 했다.

홍길동, 만화 아기공룡 둘리의 '고길동'도 생가가 복원된 마당에 초라한 표지석 하나 달랑 만들어놓고 세종마을로 거창하게 포장하는 것도 낯 뜨거운 일이다. '세종대왕 나신날' 국가기념일 제정을 맞아 생가복원을 시작으로, 세종대왕의 얼과 업적, 한글의 세계화를 실천해나가야 한다.

'세종대왕 나신 날' 제정에 즈음하여 또 하나 제안하고자 한다. 전 세계 7천 개가 넘는 언어들이 있으나 대부분 소멸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말과 글은 다르다. 우리는 말을 그대로 쓸 수 있는 한글이 있어 말과 글의 차이점을 못 느낀다. 한글이 없어 우리말을 한자로 옮겨 적어야 한다면 말과 글이 다름을 절실히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말과 글을 강제로 뺏길 뻔했던 아픈 기억이 있다. 우리말도 지켜야 한다.

현재 유엔의 공식 언어는 영어(영국 영어), 프랑스어, 러시아어, 중국어(표준 중국어와 간체), 스페인어, 아랍어(현대 표준 아랍어)이다. 유엔 공용어 지정은 유엔 총회 회원국 투표에 의해 결정된다. 6개 공식 언어의 날도 있다.

영어의 날은 영국이 낳은 대문호 셰익스피어의 탄생일을 기린 4월 23일이고, 러시아어의 날은 러시아 문학의 아버지 푸쉬킨의 탄생일을 기린 6월 6일이다. 스페인어의 날은 '문학역사상 가장 위대한 소설'로 평가받는 <돈키호테>의 작가 세르반테스가 세상을 떠난 4월 23일이다.

중국어의 날은 4월 20일로, 중국어문자를 발명했다고 여기는 고대신화 속 인물 창힐을 기려 정했고, 아랍어의 날은 12월 18일로 유엔에서 6번째 공식언어로 채택한 날을 기념한 것이며, 프랑스어의 날은 프랑스 문화네트워크 축제인 ‘프랑코 포니’ 출범일 3월 20일이다.

유엔 공용어가 인구수에 꼭 비례하는 것만은 아니다. 인구 15억 명으로 세계 1위의 인도도 줄기차게 힌디어의 공용어 채택을 추진했지만 실패했고, 인구 1억 2,000명으로 세계 11위의 일본 역시 실패했다. 인구수만 보더라도 우리도 결코 적은 인구수가 아니다. 남한의 인구는 5,200만 명으로 세계 28위, 북한의 인구는 2,600만 명으로 세계 56위다. 남북한을 합친 7,800만에 세계한인 750만을 합치면 8,850만 명으로 인구 8,300만의 독일보다 앞선다.

한국어를 유엔공용어로 만드는 일은 막연한 꿈이 아니다. BTS를 중심으로 하는 K팝 공연에서는 한국어 '떼창'이 어김없이 울려 퍼진다. 각종 K푸드, <기생충>, <미나리> 등 K영화, <오징어게임> 등 넥플릭스를 강타하는 K드라마 등 무궁무진하다. 이렇듯 K컬처는 특히 전 세계 미래세대들을 열광시키는 폭발적인 잠재력이 있기에 우리의 미래는 더더욱 밝다.

6개국 유엔공용어를 사용하는 나라들은 대부분 셰익스피어와 푸쉬킨, 세르반테스 등 영어와 러시아어, 스페인어를 빛냈던 문호들을 통해 언어를 기념하고 있다. 우리도 제7 유엔공용어 추진과 함께 '한국어의 날'을 미리 정해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우리에게는 세종대왕이 계시다. 세종대왕 나신 날을 한국어의 날로 정함으로써 우리말과 글을 다듬고 세계화하며 지켜나가길 제안한다.

지도 및 텍스트의 이미지일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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