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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삼굴(狡兎三窟)과 탈토지세((脫兎之勢)) [허준혁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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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3-01-06 13:5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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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삼굴(狡兎三窟)과 탈토지세((脫兎之勢)) [허준혁한방]


교토삼굴(狡兎三窟)... 지혜로운 토끼들은 위기에 대비해 굴을 세 개씩 파놓는다는 뜻이다. 연관된 고사성어로 토영삼굴(兎營三窟)도 있다.


토끼는 같은 길로 다니는 습성이 있지만, 봄이 되면 다른 동물들로 부터 자신을 방어하기위해 새로운 길을 개척한다. 이렇듯 토끼는 계획적이고 치밀한 동물이다.


교토삼굴은 길이 하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통계에 의하면 직장인들은 평균 53세에 퇴직함에도 71세까지 일을 하고 싶어 한다고 한다. 이렇듯 노동 기간이 50년을 넘게 되면 기업의 평균 수명을 초과하게 되어 평생직장이 불가능하게 된다.


20세기만 해도 한가지 분야 전문가인 I자형 커리어가 우대받았다. 그렇지만 I자형 커리어는 자신의 분야외에는 부족함을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


엄청난 발명품들을 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경영적 능력에서 부족함을 보이며, 자기가 만든 회사에서 축출된 토마스 에디슨이 대표적이다.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전문성과 다양성을 고루 갖춘 T자형 커리어가 각광받았다. 컴퓨터가 전공이지만 디자인 등에도 두루 전문성을 갖췄던 스티브 잡스나, 전기차가 전공이지만 우주항공 등에도 전문성을 갖춘 일론 머스크 등이 그들이다.


2010년 이후에는 T와 I를 합친 파이(π)형 커리어가 주목을 받았다. 기존의 전문분야외에도 전문분야를 계속 확장해나가며 융복합적인 역량을 발휘하는 사람들이다.


파이형에서 더 나아가 네 방향으로 뻗쳐나간 샵(#)형 커리어나 프로틴(protean) 커리어라는 개념까지 나왔다.


이제는 평생을 한가지 직종에만 매달리기에는 변화의 속도가 너무나 빠르다. 다직종, 엔잡러 등으로 격변하는 사회상황에 대처할 수 있어야한다.


바람을 보고 배의 키를 돌려야 한다는 견풍전타(見風轉舵)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급변하는 위기상황에 현명하게 잘 대처해 야한다.


토끼는 태어난 지 7~10개월이 되면 새끼를 낳을 수 있다. 임신 후 1개월도 채안되어서 4~12마리의 새끼를 낳는다. 중복임신도 가능하며 암컷한마리가 일년에 40마리 이상을 출산할 수 있는 엄청난 번식력을 갖고 있다.


약자의 생존전략 중 하나로 잡아먹히는 숫자보다 더 많은 새끼를 낳아야 종족을 보존할 수 있기때문이다. 일정한 발정기 없이 아무 때나 짝짓기를 해 새끼를 잉태할 수 있다. 동물로는 인간을 제외하면 토끼뿐이다.


토끼의 크고 긴 귀는 사람보다 소리에 2배나 민감하며, 눈은 시야각이 넓고, 빛 감도도 8배가 높아 어두운 곳에서도 잘 볼 수 있다.


토끼는 가성반추동물로 소화기관이 부실해 먹이를 한 번에 소화시킬 수 없다. 그래서 먹은 먹이를 한 번 소화시킨후 밤이나 이른새벽에 작고 연한 연녹색의 식변(食便)을 누고 그 변을 다시 먹는 방법으로 되새김질한다.


계묘년 검은 토끼의 해를 맞아 토끼에게 배워야할 여러가지 교훈들이 회자되고 있다.


넓은 시야와 작은 소리도 담아내는 토끼의 눈과 귀.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인구절벽시대와 대비되는 토끼의 번식력. 무리하게 한번에 소화시키지않고 반추하는 토끼의 소화기관.


위기에 대비하는 교토삼굴(狡兎三窟) 토끼의 지혜와, 민첩하게 위기에서 빠져나가는“탈토지세(脫兎之勢)”의 출구전략.


개인은 물론 기업의 경영자나 정치지도자들이 반드시 새겨야할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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