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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멜레온' K-김밥과 K-푸드 시대 [허준혁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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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3-12-30 09: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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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멜레온' K-김밥과 K-푸드 시대 [허준혁한방]



'김' 명칭의 유래


수라상에 처음 오른 김을 먹은 인조임금은 맛에 반해 음식의 이름을 물었다. 광양 김여익이라는 사람이 진상한 것으로 이름이 없다고 하자, 김여익의 성을 따 '김'이라 부르라고 명했다.


<삼국유사>와 명나라 <본초강목> 등의 문헌에 따르면, 김은 신라시대 부터 먹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엔 양식이 아니라 채취하는 방식이었기에 귀한 음식이었다. 명칭도 이끼처럼 바위를 덮으며 자란다해서 '해의'(海衣)나 '해태(海苔)'라 불렸다.


채취하던 김을 양식하면서 바다를 경작의 영역으로 확장한 것은 앞서 이야기했듯 김여익이 시작했다는 게 정설이다. 병자호란때 의병을 이끌었던 김여익은 조정이 청나라에 항복하자 오랑캐 연호아래 고향에서 살 수 없다며 광양 태인도에 은둔하였다. 그러던 중 해변에 밀려온 나뭇가지에 김이 붙은 것을 보고 양식에 나섰다. 밤나무가지를 꽂는 섶꽂이 방식의 김 양식법을 창안한 것이었다.


김, K-푸드시대 주도


김이 올해 1조원(7억7천만 달러) 넘게 수출돼 수산식품 중 역대 최대 수출의 신기원을 열었다. 미국, 중국, 일본 등 전통적인 수출시장과 함께 중동, 남미 등 신규 시장도 개척해오면서, 수출국도 2010년 64개국에서 올해 124개국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2027년까지 수출액 10억 달러(약 1조3천억원)를 달성할 계획이라고 한다.


대한민국의 전체 수출은 작년 10월부터 올해 10월까지 13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는 어려운 상황이다. 그렇지만 김은 K-푸드 열풍을 주도하며 '검은 반도체' '검은 한류'라 불리는 이유를 스스로 증명해내고 있다.


김밥의 추억과 '수퍼푸드' 김


그동안 김은 밥을 싸먹거나, 밥에 뿌려서 먹는 등 밥 반찬으로 많이 애용되었다. 하지만 최근 해외에서 '수퍼푸드'로 재조명되면서 영양 간식으로 새롭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선호하는 인기 선물로도 자리를 잡았다. 한국의 대표적 특산물이라는 상품성과 함께 가격과 무게가 부담없고 상하거나 깨질 염려가 없어 선물용으로 안성맞춤이기 때문이다.


지난날의 김밥은 소풍이나 운동회 등 '특별한 날에 먹는 특식'이었다. 김밥 '꽁다리'에 대해서는 추억들이 엇갈리기도 한다. 꽁다리만 일부러 골라먹는 재미도 있는가 하면, 아들선호사상 때문에 김밥 중간부분은 아들주고 꽁다리는 딸에게 주는 집도 있었다.


'단무지' 명칭의 유래


김밥과 떼놓을 수 없는 단무지 '다꾸앙'의 명칭도 '다꾸앙 소호'라는 스님의 이름에서 비롯된 것이다. 일본의 <고승대덕전>에 의하면 단무지를 처음 만든 사람은 택암(澤庵)으로, 고구려에서 일본으로 건너간 스님이라고 한다. 택암의 일본식 발음이 다꾸앙이다.


‘장아찌’, ‘오이지’, ‘짠지’ 등 ‘지’자가 들어간 우리 고유의 음식들은 대부분 ‘절인 음식’들이다. 다꾸앙 스님이 짠지 등을 본떠 일본식 절임무로 만든게 '다꾸앙'이라는 것이라는 민간 유래담이다. 우리말로 바꾼 단무지는 '단맛나는 무로 만든 짠지'라는 뜻이다.


냉동김밥 품절 인기


입맛이 없거나 시간이 없을 때 요깃거리로 먹는 '국민분식' 김밥이 새로운 K-푸드로 재조명되고 있다. 고기가 귀해 채소 위주로 만들어야했던 김밥이었지만, 채식을 선호하는 소비자들과 외국인들에게 더없이 반가운 건강식이다.


특히 냉동김밥이 판매 개시 일주일 만에 연일 매진을 이어가며 붐을 일으키면서 한국산 쌀가공식품 수출액은 역대 최고 실적을 갱신 중이다.


김밥은 소비자 물가지수 물가관리 대상 품목일 정도로 서민들과 가장 친근한 음식 중 하나이기도 하다. 먹고 싶은 대로 재료를 추가함으로써 무한 변신하면서도 각종 재료 고유의 맛을 낸다. 또한 각종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할 수 있는 '한그릇 음식'인 간편 영양식이다. 식사 후에는 음식물 쓰레기가 없는 대표적 친환경 음식이기도 하다.


'카멜레온' K-김밥과 K-푸드 시대


프랑스의 식용 달팽이, 인도의 커리, 이탈리아의 치즈, 멕시코의 고추, 스페인의 해산물 등... 김밥은 각나라와 지역의 특산품이나 각종 재료들과 융합하는 창의성을 더해 나간다면, 가장 쉽게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는 잠재력을 안고 있다. 김밥의 카멜레온과 같은 창조적 변신이 기대되는 부분이다.


김과 냉동김밥의 인기에 따라 소비자들이 새로운 한식 메뉴에의 도전을 즐기는 것도 K-푸드 시장 확대를 위한 기회이다. 더욱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시장조사와 연구로 갈비, 비빔밥, K-치킨, K-베이커리와 과자, 음료, 떡볶이, 핫도그, 호떡 등 K-스낵까지 다양한 품목에서 세계 시장을 누비는 K-푸드 시대를 활짝 열어나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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