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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의 세계화와 UN공용어 지정 [허준혁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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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4-07-05 16: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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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의 세계화와 UN공용어 지정 [허준혁한방]


한국어를 제2외국어로 채택하는 국가가 2014년 11개국에서 지난해 23개국까지 늘어난 데 이어 올해 24개국으로 확대되었다. 지난 4월 19일 교육부는 파라과이 교육과학부와 ‘한국어교육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번 양해각서체결에 따라 3월·8월 학기제인 파라과이에서는 이르면 8월부터 한국어를 제2외국어로 하는 정규 교육과정이 실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파라과이 중·고교 한국어 학습자는 2017년 말 16개교 1,900여 명에서 2023년 말 23개교 4,800여 명으로 2배 이상 증가할 정도로 한국어 열풍이 일고 있다.


대학 입시에 한국어를 채택한 국가들도 2014년 4개국에서 2023년 말 현재 일본·태국·말레이시아·프랑스 등 10개국으로 늘어났다. 특히 베트남은 한국어가 대입 과목일 뿐 아니라, 2021년에는 제1외국어로 지정했다.


방과 후 또는 정규 수업시간에 한국어를 가르치는 ‘한국어 채택학교’는 2014년 26개국에서 2023년 47개국으로 늘어나 20만 2,745명이 학교에서 한국어를 배웠다.


한국어와 한글을 가르치는 세종학당은 2007년 몽골 울란바토르에 최초로 개설할 즈음 3개국 13곳, 수강생 연간 740명의 규모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15개국에 18개소를 새롭게 지정해 전 세계 88개국 258개소로 확대되었다.


세종학당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수강생도 2007년 740명에서 2023년 21만 6,226명으로, 17년간 292.19배가 늘어났다. 2023년까지 누적 수강생은 800,400명에 이른다.


2024년 신규 세종학당 공모에서는 최근 5년 동안 가장 높은 경쟁률인 5.4대 1을 기록하며 40개국 97개 기관이 신청했다. 특히 올해 2월 우리나라와 수교한 쿠바 아바나에 처음으로 세종학당이 지정됨으로써, 한국어 학습 열기가 높은 중남미 지역에서 한국어를 통한 문화교류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어능력시험(TOPIK) 연간 총 지원자수도 첫 실시된 1997년 2,600명에서 2023년 처음으로 40만 명을 넘기는 폭발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해외각국에서의 한국어 배우기 열풍과는 정반대로 국내에서는 국어국문학과를 폐지하는 대학이 늘어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신문과 방송에서는 외국어가 범람하고 있다.


성경 번역을 위해 소수 언어를 연구하는 기독교 언어학 봉사단체(국제 SIL)의 웹사이트 에스놀로그(The Ethnologue 200, 2023)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에서 사용하는 언어 수는 7,168개이다. 그중 전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23개의 언어만을 사용하고 있으며 전체 언어의 42% 정도는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고 한다.


모국어 외에 제2 외국어로 한국어(Korean)를 사용하는 사람은 8천1백만 명으로 24위를 차지했다. K-문화와 K-콘텐츠가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면서, 한국어는 외국인들이 배우고 싶은 언어로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언어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그렇지만 실제 주요한 언어로 사용되기까지에는 더욱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함을 웅변해 주는 대목이다.


국가의 미래를 경제 위주로만 생각해서는 안된다. 특히 언어교육은 국가의 존립과 정체성에 직결되는 중대한 문제이다. 한국어 사용 인구를 늘려가야 한다. 저출산율 방지와 국제결혼 가정의 한국어 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적극적인 정책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한글학교에 대한 지원과 함께 영화와 드라마 등의 K-콘텐츠를 세계인들의 일상생활 속에 스며드는 '킬러 콘텐츠'로 발전시켜야 한다.


대표적인 킬러 콘텐츠가 바로 태권도이다. K-콘텐츠의 원조는 태권도이며 한국어의 세계화도 태권도에서 시작되었다. 태권도는 모든 준비동작에서부터 자세, 경기 용어까지 한국어를 사용한다. 태권도 용어의 한국화는 한국에서 창안됐기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간단히 넘어갈 문제는 아니다. 한국어를 쓰면서 태권도 기술과 정신을 배운다.


현재 유엔의 공용어는 영어, 프랑스어, 러시아어, 스페인어, 중국어, 아랍어 6개이다. 1973년 아랍어가 유엔공용어에 더해진 뒤 50년째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유엔공용어가 되기 위해서는 세계 각국이 참여한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UN피스코와 세계태권도평화연맹이 주관하는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중남미에서 태권도를 배우고 있는 현지인들이 대거 한국을 방문했다. 한국방문단을 인솔한 사람은 한국인인 이동호 파라과이 장관이다. 여의도의 140배가 넘는 간척지인 새만금을 방문하며 김치, 불고기, 바지락죽 등을 약간은 서툰 젓가락질을 하면서도 맛있게 먹었다. 이들이 친한파요 한국을 알릴 민간외교사절단들이다.


한국어의 유엔 제7 공용어 지정에 더없이 소중한 자산들이다. 또한 우리에겐 세계 최고 으뜸 소리글자인 한글이라는 인류 최강의 자산이 있다. 한글과 한국어를 쉽게 접하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 개발과 한글도서관 설립 등에 최대한 지원하여야 한다. K-한류의 완성은 한국어와 한글의 UN공용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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