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기후위기와 김치의 '멸종위기' [허준혁한방]
  • 편집국
  • 등록 2024-09-14 15:15:25

기사수정


기후위기와 김치의 '멸종위기' [허준혁한방]


최근 영국 로이터통신은 '한국산 배추김치가 기후변화로 사라질 수 있다'라고 경고를 해 충격을 주고 있다. 한국을 상징하는 '국가대표 K-푸드' 김치의 핵심재료인 '국민채소' 배추가 기후변화로 인해 70년 이내에 한국에서는 생산할 수 없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배추의 재배 최적 온도는 18~21도로, 서늘한 기후의 산악지형에서 재배되는데, 기후변화에 따라 주요 재배 철인 여름 기온이 25도를 넘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고랭지 배추의 면적은 3천995헥타르로 20년 전 8천796헥타르의 절반도 되지 않았다. 농촌진흥청은 향후 25년 동안 경작 면적이 44헥타르로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같은 추세면 2090년 무렵에는 고랭지 배추가 전혀 재배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올해 7월 말까지 김치 수입은 9천850만 달러(약 1천323억 원)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부분이 중국산으로 중국산 수입 김치가 우리의 식탁을 점령할 날이 올 수 있다는 끔찍한 우려가 제기되는 부분이다.


배추와 함께 김치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고추이다. 고추는 비타민 C가 사과의 50배에 이른다고 한다. 우리 민족은 비타민 C를 김장김치를 통해 긴 겨울 동안 섭취해 왔던 것이다. 고추는 마늘과 함께 김치를 발효시키는 젖산균의 번식도 도와준다.


그러나 고추의 자급률도 2000년 89%에서 지난해 40.1%로 떨어졌다. 배추와 마찬가지로 외식업체 등을 중심으로 중국산 고추가 급속히 시장을 잠식해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고추 재배면적 역시 2004년 6만1천89 헥타르에서 지난해 2만6천436 헥타르로 약 3분의 1로 줄어 들었다.


김치는 배추, 무 등 여러 채소를 소금에 절이고 고추와 젓갈 등 양념을 버무려 발효시킨 식품이다. 그러나 기후변화와 대규모 저가 김치수입, 농사해도 돈이 안 된다는 현실적 이해 등이 맞물려 배추와 고추 등 김치 관련 작물들의 재배 면적과 생산량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농촌경제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2000년 이후 농가의 생산물 판매가격은 연평균 2.6% 높아졌지만, 재료비와 인건비 등은 연평균 3.5%씩 상승했다. 기후위기에 따른 작황 부진과 수입물량에 의한 가격하락 등 농가의 피해 악순환은 반복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무차별적 저관세 수입정책도 농가의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히 할당관세는 주로 세금을 깎아주는 것으로, 깎아준 만큼 정부가 예산을 지원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기후위기는 식량위기이자 국가경영의 위기로 이어진다. 기후위기는 멀리 북극곰이나 펭귄에게서 찾을게 아니다. 우리가 매일 먹고 있는 밥상에서 김치가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인을 고문하는 5가지 방법이 있다고 한다. 인터넷 속도 느리게 하기, 엘리베이터 닫힘버튼 못 누르게 하기, 화장실갈 때 휴대폰 뺏기, 요거트 주고 뚜껑 못 핥게 하기, 그리고 라면 먹을때 김치 안 주기가 가장 큰 고문이라는...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최신뉴스더보기
유니세프 배너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