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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영부영의 유래와 인생 [허준혁한방]

반정으로 광해군을 몰아낸 인조는 기반을 강화하고 새로운 반정을 막기위해 어영군(御營軍)을 창설했다. 논공행상에 불만을 품은 이괄의 난을 어영군의 도움으로 재운 후 어영청으로 승격시켰다.

효종때는 단순 친위대를 넘어 북벌계획의 본영으로 더욱 커졌다. 청나라의 요청을 받아 러시아군과 벌인 나선정벌에서 대승을 거둘 정도였다. 청을 정벌하려다 청을 도운 것도 역설이다.

하지만 북벌계획을 준비만하다 무산되면서 목표가 사라진 어영청은 사기와 군기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조선말기에는 오합지졸이 되고 말았다. 양반자제로 구성된 지휘부는 주색잡기로 소일하며 훈련은 종들이 대신토록 하였다.

이에 백성들은 어영청은 군대도 아니라는 뜻으로 어영불영(御營不營) 또는 어영비영(御營非營)이라 비난하기 시작했고, 이는 어영부영으로 바뀌게 되었다.

공적 목적을 명분으로 국민혈세로 운영되는 수많은 기관들이 있다. 어영부영하다가는 어영청처럼 사라질 수 있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어영부영하다 가슴을 치게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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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1-02-25 02: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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