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와 장마 [허준혁한방]
흔히들 장마를 한자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은 데 장마는 한문표기가 없는 순우리말이다. 장마는 길거나 '오랜'을 뜻하는 '장'과 비를 뜻하는 '마'가 합쳐져 장마로 부르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오란비라는 예쁜 옛말도 있다.
중국에서는 메이유, 일본에서는 바이유로 발음이 다르지만 한자는 모두 매우(梅雨)로 매화의 열매, 즉 매실이 익을 무렵에 내리는 비라는 뜻이다.
기후위기에 따라 장마도 과거의 패턴과는 다른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2020년에는 관측 이래 최장기간 장마가 기록되었고, 2018년에는 가장 짧은 장마가 기록되기도 했다. 강수량이 적은 '마른장마'나 평년보다 늦게 시작되는 '늦은 장마'가 나타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21세기말에는 기온 1도 상승 시 대기 중 수증기 함유량이 7%까지 늘어나 여름 강수량이 최대 25%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특히 집중호우와 극한호우가 잦아지면서 인명 피해, 산사태, 침수, 도로 유실, 농작물 피해 등 광범위한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예로부터 "칠 년 가뭄은 살아도 석 달 장마는 못 산다"라고 했다. 가뭄피해보다는 장마피해가 훨씬 크다는 뜻이다.
기후위기로 인한 이상 기후는 이제 일상이 되었으며, 피해는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개인과 사회가 할 수 있는 작은 실천 등의 공동 노력이 절실하다.
우리 선조들은 맥없이 떨어지는 것을 "오뉴월 장마에 호박꽃 떨어지듯"이라고 표현했지만, 어려움과 방해가 있더라도 마땅히 해야 할 일은 해야 한다는 것 역시 장마와 호박을 빗대 일갈했다.
"장마가 무서워 호박을 못 심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