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를 위한 디지털전환(DX)과 거버넌스(Governance) [허준혁한방]
‘제22차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가 총 2만여 건, 금액으로는 6억 3,000만 달러 규모의 수출 상담 등 역대 최대 성과를 거두며 폐막했다. 특히 첫날부터 전북 지역 중소기업 4개 사가 멕시코, 남아공, 호주, 뉴질랜드 등 4개국 바이어사와 총 600만 달러의 계약을 체결하며 대회 성공의 청신호를 쐈다.
이튿날에도 6개 사가 일본, 베트남, 인도 등 해외 바이어 5개 사와 총 203만 5천 달러 규모의 수출 계약을 맺은데 이어, 마지막날에는 대회 사상 단일 건으로 최대 규모인 5천만 달러의 수출 계약을 체결하며 대회를 마무리했다.
'재외동포와 함께, 글로벌 비즈니스의 중심으로’란 슬로건으로 전주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는 전 세계 재외동포 경제인과 한국 기업인 등 3,500여 명이 참가했고, 기업전시관에는 사흘간 1만 4,000여 명이 방문했다.
특히 이번 대회는 '두루마기 입장' '합죽선 선물' 등 전북의 전통문화를 다양한 프로그램에 녹여내는가 하면, 최초로 대학 캠퍼스에서 개최되는 만큼 대학생 창업경진대회 등 청년 인재를 위한 프로그램들도 마련됐다.
개막 첫날 쏟아지는 비로 인해 실현으로 이어지는 못했지만, 만찬장으로 이동시 두루마기 행진을 드론으로 촬영하며 전통 한국의 미를 보여주려 했던 것도 아름다운 시도였다. 무엇보다 바가지 숙박요금이 없어졌고 곳곳에서 따뜻한 환대로 재외동포들을 맞는 전북도민-전주시민들의 성숙한 시민의식도 성공적인 마무리의 한 축이었다.
아쉬운 점은 명색이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임에도 세계한인 비즈니스인들보다는 지역정치인들이 주인공인 듯한 고질적인 패턴이 되풀이되었다는 것이다. 축사, 환영사, 건배사 등 '마이크 잡는' 사람은 국내 지역 정치인들이었다.
'그런 사람들' 대신 품목별로 크고 작은 계약을 체결한 기업들이나 대형계약을 터뜨린 기업인들이나 바이어들이 체결 과정이나 체결이유들을 직접 소개하게 함으로써 바이어들과 투자자들의 경쟁심과 집중력, 그리고 국민적 관심을 더욱 증대시켜야 한다.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는 중소기업의 세계무대로의 진출을 위한 이들의 등용문이 되어야 한다. 실질적인 투자와 계약이 이루어지는 그랜드 비즈니스의 플랫폼이 되어야 하며 비즈니스인들이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 여타 한인대회와는 달리 국제적 비즈니스 교류의 장이 되어야 한다. 한국중소기업들의 해외 진출과 해외 기업들의 한국 투자 유치를 위한 시장이 되어야 한다.
한국의 중소기업 제품들은 세계 어느 시장에 내놔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우수하다. 하지만 마케팅과 네트워크 부족으로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우리나라 750여만 개 기업 중 중소기업은 729만 2,578개로 무려 99.9%에 이른다. 그렇지만 수출 중소기업 수는 9만 2,578개에 불과하며, 전체 수출액 중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율 역시 0.6%에 그치고 있다.
소상공인들이 '안방에서도' 수출이 가능하도록 지원할 플랫폼이 필요하다. 거대한 전환의 시대에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내부혁신과 함께 외부적으로는 지속적 홍보와 거래를 통해 강소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플랫폼과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고객의 니즈는 끊임없이 변화하며 진화한다. 기업은 각종 디지털 채널과 플랫폼으로 이동하는 고객들의 '마이그레이션(Migration)'에 대응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기업의 친환경과 인건비, 고객 서비스 등에서 고부가가치가 가능한 디지털 전환 (Digital Transformation/DX)은 반드시 필요하다.
기업 각부문에 사물인터넷(IoT)-인공지능(AI)-빅데이터-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등을 플랫폼으로 구축하여, 기존 방식을 혁신하는 디지털 전환(DX)은 제4차 산업혁명의 키워드이다.
디지털 전환(DX)을 통해 비즈니스대회가 일회성 전시적 행사에 그치지 않고 대회 기간은 물론 대회 이후에도 기업과 바이어들을 온-오프라인으로 연결하여, 실질적인 거래들이 이루어지고 거래내역들을 데이터베이스화해야 한다.
또한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새로운 비전과 목표 설정은 물론, 상시적 정보 공유 및 협력을 위한 거버넌스(Governance)가 있어야 한다. 지역 중소기업, 지자체, 정부 부처 등 관련 당국과 각국 공관의 거시적이고 공조적인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
이를 위해 (가칭) '사단법인 세계한인상공회의소 총연합회'나 '사단법인 세계한상총연합회'와 같은 공익법인 설립을 다시 한번 제안한다. 세계한인 비즈니스인들께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한민족 혈통을 가진 세계한인 경제단체들의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과 경제영토를 넓히기 위한 지속가능한 디지털전환의 세계한인 비즈니스 대회를 기원하고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