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블랙핑크 로제의 '아파트'와 K-술자리게임 [허준혁한방]
  • 편집국
  • 등록 2024-10-29 14:25:18

기사수정



블랙핑크 로제의 '아파트'와 K-술자리게임 [허준혁한방]


걸그룹 블랙핑크의 로제가 팝스타 브루노 마스와 함께 발표한 노래 ‘아파트(APT.)’가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채영이(로제의 한국명)가 좋아하는 랜덤 게임’이라는 한국말로 시작하는가 하면, 브루노 마스는 태극기를 흔들며 한국말로 ‘건배 건배’를 외친다. K-건배사와 함께 태극기도 K패션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분 좋은 기대도 해본다.


로제가 ‘아파트’를 발표 후 유튜브 채널에서 선보인 김치볶음밥, 소맥 등도 K-소주와 K-소맥, K-푸드도 동반 인기몰이 중이다. MZ세대들은 전통의 007 빵, 369, 인디언밥 놀이에 이어 아파트게임 외에도 왕게임, 눈치게임, 손병호 게임 등 다양하고 개성 있는 놀이와 게임으로 술자리를 즐긴다. '아파트'는 MZ세대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술자리 게임을 착안해 만든 노래라는 점에서 K-술자리게임 확산도 기대된다.


대부분의 문화권에서 술자리에서의 건배와 건배사는 하나의 의식으로 진행되어 왔다. 술에 독이 들어가지 않았음을 확인하기 위해 한 병의 술을 나누어 마시고 난 다음 빈 잔을 보여줬다. 건배사는 나라마다 차이가 있지만 내용은 대개 비슷하다. 서양의 경우 "건강을 위하여"가 대부분이지만 동양에서는 잔(杯)을 깨끗이 비우자(乾)는 뜻의 "건배(乾杯)"를 많이 쓴다.


건배사는 "모두의 시선이 집중된 상태에서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최고의 기회"이다. 시간과 장소에 맞는 나만의 멋진 건배사로 임팩트 있게 각인시키는 것 역시 최고의 퍼스널 브랜딩(Personal branding)이다. 브루노 마스가 노래도중 '건배 건배'를 외치듯, 한국은 예전엔 ‘건배’, ‘위하여’, ‘파이팅’ 등을 외쳤지만 요즘에는 저마다 개성 있는 건배사로 분위기를 돋우는 경우가 많다.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K-건배사 문화 역시 세계로 확산되기를 기대해 본다.


네덜란드 학자 요한 하위징아는 1938년 그의 저서에서 호모 루덴스(Homo Ludens)라는 개념을 처음 제시했다. '놀이하는 인간'을 뜻한다. 하위징아는 인간의 모든 문화와 철학은 놀이에 의해 발달해 왔다고 했다. 대부분의 놀이에는 노래가 동반되었지만 특히 여자애들이 즐기는 놀이는 더욱 그러했다. 노래와 놀이가 '놀다'에서 온 말로 어원이 같다는 점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MZ세대들은 술자리 게임 중간중간이나 벌주를 마실 때 '쭉~ 쭉쭉 쭉쭉' '동구밖 과수원 샷' 등의 노래로 분위기를 띄우며 술자리를 즐긴다. 이번 로제의 '아파트'도 이 같은 문화적 반석 위에서 태어났다. 바야흐로 K컬처 르네상스시대가 활짝 피어나고 있다. 이 소중한 기회를 놓치지 말고 한글의 세계화와 한국어의 UN공용어지정에도 뜻과 힘을 모아야 할 때이다.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최신뉴스더보기
유니세프 배너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