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 광화문 한자 현판을 한글 현판으로 교체하라
사)국제PEN한국본부가 매년 주최하는 <세계한글작가대회>는 금년에 10회를 맞이했다. 국내외 한글로 글을 쓰고 있는 300여명의 작가들은 이번 대회 장소인 연세대(백양누리그랜드볼룸)에서 ⌜광화문 한자 현판을 한글 현판으로 교체하라⌟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하고 대회를 마친 후에 이를 촉구하기 위해 광화문광장을 답사한다.
한글은 우리민족의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대한민국의 중심이며 상징적인 광화문의 현판글씨는 한자(光化門)다. 복원과 고증이란 명분에서 벗어나지 못한 구태의 모습이 광화문의 현판이다.
광화문은 경복궁의 남문이지만 대한민국의 문이다. 광화문광장은 조선시대 육조거리였으며, 현재는 대한민국의 광장을 대표한다. 경복궁은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한 장소다. 광화문이란 명칭도 세종대왕 집권기에 지었다.
현재 광화문(光化門)의 글씨는 고종때 경복궁 중건 당시 무관 임태영이 썼던 현판 글씨의 사진을 모사한 것이다. 과거에 광화문의 현판 글씨를 한글로 바꾸자는 주장은 한글학회와 한글단체, 한글 학자 등을 중심으로 있었다. 그러나 국가유산청(문화재청)은 원형보존을 이유로 꼼짝도 하지 않고 있다.
이는 대한민국의 문화 한류의 기세를 거스르는 행위이다. 한강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은 한국문학의 위상을 드높이는 계기가 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한글로 글을 쓰고 있는 국내외 작가들은 광화문의 한자 현판을 보면 부끄럽다.
정부는 금년 5월에 문화재청을 국가유산청으로 명칭을 변경했다. 우리는 국가유산청이 “문화재청이 고수하던 원형 보존(복원)이라는 과거 중심 정책에서 벗어나 국가유산을 현대사회에서 활용하는 미래지향적 정책에 방점을 두겠다”고 한 것을 환영한다. 이 첫 사례가 현재의 광화문 한자 현판을 한글 현판으로 교체하는 것이 될 수 있기를 촉구한다.
제10회 세계한글작가대회에 참석한 한글로 글을 쓰고 있는 국내외 작가들은 다음과 같이 강력하게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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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광화문광장은 대한민국의 중심이고 얼굴이다. 현재 한자로 된 광화문현판을 한글현판으로 교체하는 것은 세종대왕의 한글창제 정신을 회복하는 숭고한 일이다. 세종정신과 겨레의 자존감을 회복하는 고결한 행위다. 그러므로 빠른 기간 안에 광화문 한자 현판을 한글 현판으로 교체하라.
2. 우리는 다른 현판 등을 한글로 바꾸라고 요구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 경복궁의 정문인 광화문의 현판만이라도 한글로 교체하라는 것이다. 광화문은 이미 경복궁의 남문(주작문)의 상징을 넘어선지 오래되었기 때문이다. 광화문의 한글 현판은 우리 겨레의 자존감을 드높이는 가치가 한자 현판보다 크다는 사실을 인식하라.
3. 광화문광장은 외국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장소다. 광화문의 한자 현판은 우리는 물론 외국인들에게도 중국의 사대주의를 가장 강렬하게 상기하게 하는 유물임을 인식하고 부끄러워해야 한다. 광화문 현판의 한글화는 단순한 현판 교체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우리 겨레의 자존심을 회복하고 세종정신과 시대정신의 반영이다. 광화문광장의 세종대왕동상 뒤에 한자 현판은 세종대왕과 한글을 모독하는 행위이다. 대한민국의 자긍심을 짓밟고 모처럼 세계로 뻗어가고 있는 문화한류를 우리 스스로 거부하는 행위이다.
국가유산청은 당장 “광화문 한자 현판을 한글 현판으로 교체‘하는 논의를 시작하라.
2024년 10월 31일
제10회 세계한글작가대회 참석 작가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