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분에 비가 내리면 [허준혁한방]
오늘은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지는 춘분... 완전한 봄이 왔다고 볼 수 있다. 선조들은 송편과 비슷한 모양을 한 나이떡을 나이 수만큼 먹었다. 콩을 볶아 먹는 풍습도 있었다. 콩을 볶아 먹으면 새와 쥐가 사라져 곡식을 축내는 일이 없어질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춘분 즈음에는 봄의 생명력과 기운을 담은 봄나물을 캐다가 먹기도 하고, 약용으로 사용할 부위들은 다듬어 말려두기도 한다. 봄나물은 겨우내 부족한 영양분들로 인한 춘곤증을 다스리는데 제격이다. 냉이, 쑥, 달래, 돌나물, 두릅 등이 있다.
먹을 것이 없는 상태를 ‘기근’이 들었다고 하는데, 기(饑)는 ‘곡식이 여물지 않아서 생기는 굶주림’을, 근(饉)은 ‘채소가 자라지 않아서 생기는 굶주림’을 말한다. 우리 선조들은 오곡의 곡물 못지않게, 채소의 중요성을 알고 있었으며 겨우내 부족한 영양분들을 봄나물로 보충하는 지혜를 터득하고 있었다.
춘분 당일의 날씨를 보고 그 해 농사의 풍년을 점치기도 했다. 춘분에 비가 오면 병자가 드물고, 구름 한 점 없이 청명하면 열병이 들어 만물이 자라지 못한다 해서 구름이 많고 어두운 것이 좋다고 여겼다. 다행히 오늘 춘분에는 봄비가 내리고있다. 봄나물로 기를 보충하고 건강한 새봄을 만끽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