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한국어 떼창'과 한국어의 UN공용어 지정 [허준혁 한 방]
한국인의 '떼창(singalong)' 문화가 전세계적으로 새로운 K공연문화를 이끌고 있다. 전세계 어디를 가든 K팝 스타들의 공연장에서는 ‘떼창’이 울려 퍼지고 있는 것이다. 제 25 회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는 세계 155개국 4만여 명의 단원들이 K팝 스타들과 함께 월드컵 경기장을 뒤흔든 '한국어 떼창'으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전세계인들은 K팝 공연장에서의 떼창 문화를 경이롭게 바라본다. 한국인들은 공연장 뿐만아니라 야구장, 축구장 등 스포츠 경기장에서도 관중들이 지역마다 각팀의 응원주제곡들을 떼창으로 부르며 운동장이 떠나갈 듯 응원을 한다.
서양의 고전공연은 엄숙하게 듣고 박수를 치는 것이 참여의 전부이다. 반면 우리의 전통공연은 소리꾼의 공연과 청중의 추임새가 하나가 된다. 공연전에 청중들과 추임새를 먼저 연습으로 합을 맞추고 시작하는 경우도 흔히 볼 수 있다.
이렇듯 우리의 공연문화는 예로부터 '메기고(call) 받는(response) 형식'이 많다. 한 사람이 메기고 여러 사람이 받는 형식이다. '아리랑' '쾌지나 칭칭나네' '옹헤야' '강강술래' 등 대부분의 국악과 민요가 이러한 형식이다.
"됐어(됐어!) 됐어(됐어!) 이제 그런 가르침은 됐어(됐어!) 그걸로 족해(족해!)" 문화대통령 서태지가 "됐어"하면 청중들은 "됐어!" 하며 따라 부르는 '교실이데아'도 메기고 받는 형식이다.
가왕 조용필이 "기도하는~" 하고 선창하면 청중들의 "꺄악~"하는 호응이 노래의 일부가 된 '비련'과 월드스타 싸이의 '강남스타일', 가황 나훈아가 만들고 강진이 부른 '땡벌' 등 메기고 받는 형식은 장르불문이다.
미리 공부해서 따라 부르는 떼창은, 세계인들이 한국어와 한글을 더욱 쉽고 재미있게 접할 수 있도록 만든다. 좋아하는 팝송들을 한글로 받아 적어 외우며 불렀던 것이 지난날 젊은 청춘들이었다. 영어를 잘하기 위해 팝송을 배우기도 했다. 이소룡의 영화 대사를 한글로 적어 고양이 소리와 함께 흉내냈던 것 역시 지난날 우리 젊은이들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세계 각국의 젊은이들이 한글로 된 피켓과 현수막을 들고 K팝의 한국어 가사를 외워 떼창을 하며 열광하고 있다. 어렵다는 한국어를 쉽게 배우는 데, 그리고 떼창을 쉽게 따라할 수 있는 방법으로 '한 소리 한 글자'인 한글이 있다는게 우리에겐 더없는 축복이다.
현재 유엔의 공용어는 영어, 프랑스어, 러시아어, 스페인어, 중국어, 아랍어 6개이다. 1973년 아랍어가 유엔공용어에 포함된 뒤 50년째 유지되고 있다. 세계인들의 K팝 '한국어 떼창'은 한국어와 한글의 UN공용화를 위한 또 다른 기회이다.
세계각국의 청년들로 하여금 한국어 떼창을 부르게 만드는 K팝 스타들은, 한국어와 한글을 가장 쉽고 빠르게 세계화할 수 있는 최고의 홍보대사이다. 또한 세계 각국 K팝 팬클럽의 활동에 따른 한국어와 한글에 대한 각국 국민들의 익숙함과 학습효과는, 참가국들이 모인 총회를 거쳐 결정되는 UN공용어 지정에도 최강의 자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