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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길동-고길동의 생가복원과 세종대왕 [허준혁한방]
  • 편집국 편집ㄱ
  • 등록 2023-11-21 17:3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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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길동-고길동의 생가복원과 세종대왕 [허준혁한방]


옛날 세종시 연동면 합강리 순흥 안씨 마을에 안탁갑(安琸甲)이란 여자아이가 태어났다. 임금님께 시집가는 것이 꿈이었던 아이는 방년 17세 되던 해 임금님께 시집가려면 궁궐로 가야 한다는 생각에 한양으로 떠났다.


매일같이 궁궐 밖에서 기다리던 안탁갑은 어느날 젊은 선비와 한눈에 반하고 말았다. 선비는 내일 가마꾼을 보낼테니 가마타고 오라며 청혼을 했다. 그러나 다음날 안탁갑은 임금님이 아닌 선비에게 시집가려고 온 것은 아니라는 생각에 떠나버렸다.


선비는 사방으로 찾았지만 끝내 찾지 못하고 "안탁갑아"를 외치며 그리움에 사무쳤다. 그때부터 사람들은 애처로운 처지에 있는 것을 ‘안탁갑다’라고 했고, 이것이 민간설화에서 전해오는 '안타깝다'는 말의 유래이다.


연기향토박물관이 발굴한 '안탁갑 여인 설화'이며, 그 선비는 놀랍게도 후일 조선의 4대 임금 세종대왕이었다. 최근에는 세종대왕과 안탁갑의 애틋한 사랑이야기를 토대로 한 다양한 공연들이 확산되고 있기도 하다.


세종실록에 따르면 세종은 "태조 6년(1397년) 음력 4월 10일(양력 5월 15일) 한양 ‘준수방 잠저’에서 태어났다"고 기록되어 있다. '준수방 잠저'는 태종이 살고 세종· 문종·세조가 태어난 곳으로 4명의 임금을 배출한 천하명당이자 세종에게는 특별한 곳이었다.


1418년 8월 조선 4대 왕으로 즉위한 뒤에도 한 달 넘게 업무를본 곳이었다. 상왕 이방원이 있던 창덕궁에 아직 거처를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 즉위 후에도 병들면 찾던 '마음의 고향'같은 곳이기도 했다.


서울시는 지난 1986년 현재 경복궁역 2번 출구에서 통인시장으로 가는 대로변에 '세종대왕 나신 곳'이라는 표지석을 세웠다. 지금은 복개되었지만 인왕산과 북악산에서 내려온 백운동천이 흐르던 곳이었다.


이후 서울시는 2007년 종로구 통인동 137번지 일대 1500평 규모인 것으로 확인했고, 2011년 용역결과에서도 3곳을 세종대왕 생가터로 추정하며 생가복원 사업을 구체화했으나 최종결정지에 대한 고증과 예산 등을 이유로 아직까지 미루고 있다.


한글이 세계최고이며 세종대왕을 존경한다면서도, 초라한 표지석 하나 달랑 만들어놓고 40여년째 방치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훈민정음을 창제하고 반포한 경복궁에도 훈민정음과 관련한 최소한의 장치는 없다.


디지털시대를 거쳐 AI시대로 진입하는데 가장 최적화된 것이 한글이다. 문자작성과 문자 전달력 등에서 영어보다 3배, 일본어보다 5배, 중국어보다 무려 8배 빠른 것으로 증명되었다.


소리문자, 음소문자, 자질문자의 속성을 모두 갖춘 것은 한글 뿐이다. 발음기호가 따로 있어야하는 문자는 정통 소리문자가 아니다. 한글은 한글 자체로 국제발음표기가 가능한 문자이다. 문자가 없는 모든 국가와 민족이 자국언어를 한글로 표기할 것을 유엔에서 권고하게될 그날을 위해 힘을 모아야한다.


지방자치단체별로 각 지역이 배출한 유명인 생가와 기념관조성사업 등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최초의 한글점자인 '훈맹정음(訓盲正音)'을 발표하여 ‘시각장애인의 세종대왕’으로 불리는 송암 박두성 선생의 생가복원과 기념공원 조성사업은 이미 2021년에 인천 강화군 교동도에 마무리되었다.


유명인 뿐만아니라 임꺽정과 흥부의 생가복원 등 지방 고유의 전설이나 설화 등을 활용한 관광사업들도 지자체의 지원속에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다. '아기공룡 둘리'의 만화속 또다른 주인공 '고길동의 생가'도 도봉구 쌍문동에 복구되었다.


전 인류의 문자중 누가, 언제, 어떻게, 왜 만들었는지 기록으로 남아 있는 유일한 문자이자 유네스코가 인정한 유일한 문자인 한글이다. 한말(한국어)의 유엔공용어지정을 위한 가장 큰 힘은 한글이다. 그 한글을 창제하신 세종대왕의 생가터를 방치해서는 안된다.


많은 한글단체와 시민들이 민족의 스승이신 세종대왕의 생가복원을 일관되고 간절하게 외쳐오고 있다. 표지석 하나 놓고 이름만 세종마을로 거창하게 포장하는 것도 낯뜨거운 일이다. 소설속 홍길동, 만화속 고길동도 생가가 복원된 마당에 표지석 하나로 질질 끌어오고 있는 세종대왕 생가복원 사업이 '안탁갑'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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